중학교 동기들과 추억의 하루 소산/문 재학
중학교 동기들과 추억의 하루 소산/ 문 재학
실로 50년 만에 벼르고 벼르던 모처럼 부부동반 하루 여행에 나섰다. 먼 길. 월미도 지나 인천대교로 향하는 왕복 10시간이 소요 예상의 길이다.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밤잠을 설처 머리가 띵했다.
새벽 찬 공기가 제법 옷깃을 파고들지만 모두 만사재처 놓고 나와서인지 들뜬 분위기다. 다양한 복장으로 반가운 인사 속에 버스에 올랐다.
요즘 관광버스는 크기도 하지만 시설이 좋다.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관광을 많이 가니 관광버스도 경쟁적으로 좋게 편하게 꾸미는 것 같다.
친구들. 비록 세월을 못 이겨 머리가 하얗거나, 머리가 벗어지거나, 얼굴에 주름살이 늘어나도 모두 마음만은 동심이다.
끈끈한 우정 허물없는 대화가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없고, 이야기도 끝이 없다.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사 모두 잊고 즐기러는 것 같다. 바라만 보아도 다정한 친구들 모습. 모두 만면에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친구들 부인들과도, 그리고 부인들 끼리도 격의 없는 대화다. 이런 좋은 모임을 자주 갖지 못한 것이 후해 서러울 정도다.
그동안 모두 각자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삶을 사느라고 자주 만나지 못했다. 이제는 대부분 자식들 결혼 시켜놓고 여생을 즐길 나이인데, 아직도 생업에 쫓기고 있는 친구도 있지만, 오늘은 모두 옛날로 돌아가 마냥 즐거운 하루다.
가는 도중 짙은 안개 때문에 시야가 흐린 곳이 많아도 모두들 개의치 않았다. 차창 밖의 산천 풍광이 세월처럼 빨리 지나간다.
일상사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고, 준비해간 음식과 술잔을 권하는 사이 인천 월미도에 도착 했다. 다행히 안개도 걷히고 바람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다.
월미도 ! 맥아드 장군의 6.25 사변 인천 상륙작전으로 서울 수복의 기회를 갖은 것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반세기가 흘렀으니 전쟁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바닷가. 인천 상륙작전 장소임을 알리는 검은 표지석은 잠시 옛날로 돌아가 회상케 한다.
썰물이 휑하니 빠진 자리에 대형 선박이 정박해 있는 것이 을씨년 스럽다.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8m~10m) 자연은 전쟁 수행의 고난을 짐작 할 수 있다. 이어 예약된 “황금어항” 식당에서 바다 회에 술을 곁들려 즐거운 중식을 끝냈다.
일행은 선착장으로 이동. 바다위에서 인천 대교를 관광키 위해 “코스모스” 유람선에 승선 했다.
유람선의 1층 공연장에서는 이태리. 러시아. 이집트. 프랑스.브라질 등 각국의 무희들의 현란한 춤과 인간의 한계가 끝이 없는 다양한 묘기(공놀이 포함) 등을 보았다. 영상에 담지 못해 아쉬웠지만 인천대교를 보기 위해 선상으로 나왔다.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대교 현수교 밑을 지날 때는 석양이 해수면에 길게 빛을 드리우고 있었다. 다리가 너무 길어 한 장에 전경을 담을 수 없지만 그 위용은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짧은 항해를 끝내고 석양 속에 왕복 6차선 인천대교에 들어섰다. 감개가 무량했다.
다리 길이가 21km(오 십리) 가 약간 넘고, 대형배가 지나가는 현수교 쪽은 현수교 높이가 63빌딩 높이란다 그래서 경사 30도로 약간 비탈 젔다. 때문인지 현수교 밑을 지나는 배들은 장난감처럼 작게 보였다.
이 규모가 세계 6번째 긴 다리란 설명이다. 한참을 달려 다리를 통과 하여 한 바퀴 돌아오는 도중 톨게이트 옆 공간에 버스를 세우고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남겼다.
해상에서, 다리위에서 둘러본 인천대교. 수많은 차량들이 삶을 실어 나르는 다리. 꿈과 행복을 실고 가는 번영의 대교였다. 입체적으로 잘 둘러보았다.
어둠이 깔리는 귀가길 아쉬운 시간이지만, 언제나 소중한 나의 친구들과 진한 삶의 맛을 느낀 추억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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