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이야기 소산/문 재학
어버이날을 맞아 5월 7일 오후. 서울서 아들 내외가 손자를 대리고 왔다. 이제 13개월 조금 지나 보행은 서툴지만 재롱은 많이 늘었다. 도착하자마자 여러 가지 재주를 선보이는데 이맘때쯤이면 다른 아이도 마찬가지겠지만 “대연아” 부르면 들어보며 작은 소리를 “네에” 길게 대답하는 것이 재미있어 자꾸 불러보고 “ 사랑해요” 하면 고사리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마크를 표시하는 등 조용하던 집안이 갑자기 웃음꽃이 만발했다. 역시 집안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사람 사는 맛이 나는 것 같다.
하룻밤 지나 5월 8일. 가까이 게시는 촌에 왕 할아버지. 할머니(손자에게는 증조할아버지, 할머니임)댁에 갔다. 몇 가지 재롱에 모두들 즐거워했지만 시키는 대로 잘 안했다. 손자 이마를 짚어보니 열이 약간 높았다.
진주에 사위가족을 포함한 가족사진을 찍기로 오후 2시에 예약을 하였기에 승용차 2대로 진주로 내려갔다. 아이가 열은 계속 있어도 칭얼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병원에 가보라고 하였더니 휴일이라 병원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체온이 39도를 넘어 병원에 가기를 잘했다는 것이다.
병원에 다녀와서는 열도 조금 내리고 잘 놀기는 하는데 밥을 잘 먹으려 하지 않았다. 저녁에 대가족이 외식을 할 때도 손자가 먹을 것은 간단했다. 역시 잘 먹지를 안았다. 5월9일 날 아침 서울로 떠날 때는 미열이 있어도 차창 문에 조그만 얼굴을 내밀고 고사리 손을 흔들었다.
서울에 가서 다시 열이 심해서 병원에 통원 치료를 받았지만 계속 무엇이던 먹지를 않아 걱정이 되어 12일 병원(소아과)에 입원을 했단다. 병원에서 며칠 지나니 다행히 열도 내리고 식사도 잘한다고 15일(토요일)아침 퇴원을 했다. 그리고 영상통화로 “만세” “윙크” “사랑해요” 등 등 각종재롱을 선보여 천진만만한 손자의 모습에서 건강회복을 읽을 수 있었다. 감기든지 꼭 일주일 만이다. 일주일 만에 다 낳은 셈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 뵈려 먼 길을 오는 것도 힘들었을 것인데다 , 손자 감기까지 들어 며느리 고생 시킨 것이 너무 미안한데, 그래도 며느리는 그런 내색을 않으니 고맙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필자도 며칠 전부터 감기가 들었다. 아침산책 길에 찬 공기가 싫어 마스크를 착용하고, 저녁이면 목이 아파 침을 삼키기가 힘들었다. 열은 없는 것 같은데, 가끔 기침을 했다. 약간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얼마나 가는지 보려고,
오늘(5월16일) 대구에 있는 친구 막내아들 결혼식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당초 대구, 부산 친구들, 그리고 합천친구들 모처럼 만나니까 술 한잔 하기로 하고 모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필자가 감기가 들어 술을 먹지 않으려고 하니 약속이행이 어렵게 되었다. 혹자는 감기 들었을 때 술을 많이 마시면 감기도 달아난다고 농담을 하지만 그것도 감기 기운이 약간 있을 때 이야기다. 그래서 합천에서 출발하는 친구들을 버스 정류장에 가지 말고 필자의 차를 이용하도록 통보했다.
분위기가 좋으면 과음하는 버릇이 있는 필자는 술을 먹지 않아서 좋고, 친구들은 차를 갈아 타는 번거로움과 왕복 만원(물론 지하철은 모두 무인 승차를 하지만)이 넘는 차비를 아낄 수 있었다. 감기 덕분인가? 두서없는 이야기이지만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 느낀 것이 있어 몇 자 적어 보았다.
감기 바이러스는 항시 우리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체력이 약하면 활동을 한다는데 모두 평소건강에 유의하여 하루하루 즐거운 날들이 되기 바라면서 필을 놓는다. 긑 |
코감기(?)를 맨날 달고 삽니다. 심했다 덜했다... 감기를 이야기하며 손주 자랑에 대한 세금을 얼마나 매겨야 할지 걱정입니다요, 아무리 아는 사이지만도
0은 0이고 4는 4인데... 후불이니 쪼매 더 받아야...ㅋㅋㅋ. 10.05.16 22:59
모두 항상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10.05.18 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