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동창회장 이취임식 날

소산1 2011. 1. 15. 19:21

 

동창회장 이취임식 날|☞ 자작 수필, 수상
소산 | 조회 15 |추천 0 |2011.01.08. 09:55 http://cafe.daum.net/eyudang/KY7H/327 

 

동창회장 이취임식 날

                  소산/문 재학

 

따르릉

어둠이 걷히지도 않은 이른 새벽에 전화벨이 울린다.

90 노부모님이 계시기에 무슨 일이 생겼는가 ? 싶어 급히 수화기를 들었다.

덜컹 겁도 났다.

다행히 다른 사람 음성이다. 우선 안심이다.

 

○○○집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만,

평소 박사로 불러주던 사람입니다.

이런, 필자는 평소 특별한 직함이 있는 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성씨에 박사 칭호를 붙여서 곧잘 부르기 때문에 상대방이 신분을 밝히지 않으니 엉거주춤 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건강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 제가 먼저 새해 인사를 해야 하는데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엉겁결에 수인사를 나누었다.

 

아직도 누구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새벽 새해 인사를 하는 것이 약간은 이상하고 무엇인지 용건이 있을 것 같았다.

저- 오늘 ○○초등학교 동창회장 이취임식에 오시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때서야 동창회 사무국장을 십수년 고생한 ○○○인 것을 알았다.

물론 지금은 다른 분이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제○○회 선배님(10회 정도 차이남) 동기들은 선배님이 ○○○와○○○ 등 연락해서 참석 해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하겠는데, 행사시간이 요즘 해도 짧은데, 저녁 6시 30분(안내 통지문 시간)이면 너무 늦지 않은가.

시간을 30분 당겨 6시부터 하기로 하였으니 5시 50분까지 오시면 됩니다.

 

사무국장도 아닌데 평소 부지런하기도 하지만, 날도 춥고 하여 참석인원이 적어 초라한 이취임식이 될가바 염려가 되어 전화를 하는 것 같았다.

 

小寒 땜하느라고 그러는지 새벽 기온이 영하11도 근래 보기 드문 남부지방의 추위다.

그래도 낮에는 추위가 좀 풀릴 것이라는 방송에 다소 안심이다.

추위 때문에 밖았 출입을 삼가하고 TV를 보면서 노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오후 5시 30분 지나서 가까운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는 벌써 와서 있으니까 빨리 오라고 재촉이다.

시골 面지역이라, 분교까지 합하여 6개 초등학교가 폐교가 다되고 이제는 필자가 졸업한 ○○초등학교 하나 밖에 안 남았고, 그나마 전교생이 50명이 안 된다.

젊은 사람은 대부분 도시로 나가고 시골은 대부분 노인들만 남다보니 학생이 매년 줄고 있다.

 

오후 6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차량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하차 하면서 수인사 나누기에 바쁘다.

 

小寒의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모두 서둘러 식장으로 들어갔다.

식장은 각종행사를 위해 무대장치가 있는 대강당으로 초등학생들의 급식식당으로도 겸용하는 곳이다.

 

80세가 넘는 원로선배님도 몇 분 와계시고 모두 인사하느라고 부산했다.

강단에는 태극기와 동창회기를 중심 양측으로 3단 화환이 즐비하고 이취임식을 알리는 현수막도 걸려있다.

 

모두 동기들 끼리, 가까운 사람끼리 모여앉아 담소를 나눈다

필자는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 출입문 가까이에 원로선배님들 옆에 자리 잡았다.

필자의 앞자리에는 예쁜여자 동창들이 죽 앉았다. 동창회 족보(?)를 따지며 웃는 동안

 

출입문으로 전임 동창회장(예비역 장성) 등 서울서 도착하는 팀들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중학교 총동창회장을 비롯한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그 중에서 신문에 자주 글(수필)을 올리는 예쁜 후배(여자)가 씽긋 웃으며,

필자의 글(詩)을 잘 보고 있단다.

인터넷 때문에 카페가 생기고 카페 때문에 선후배간에 많은 정보교환을 하는 세상이다.

이 카페 활동도 동창회 운영에 직 간접적으로 역할이 큰 것 같다.

 

출입구 원로 선배님들에게 조금은 젊은 미남이 차례로 인사를 해오다

필자의 자리까지 와서 인사를 한다.

손을 잡고 누구신지 ?

신임 동창회장(중소기업체 대표) ○○○라고 했다.

 

이런 실례를 했군요. ○○회 ○○○입니다. 축하합니다. 라고 인사를 나누었다.

필자가 학교 졸업 후에 입학 하였으니 초면일 수밖에 없었다.

 

어떤 모임이던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거나 사회에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 대개 참석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모임에 임원진을 맡아 이끌고 있는 것 같다.

 

식순에 따라 오랜만에 교가를 불러보니 55년 전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이 취임 인사와 同窓會旗 인계에 이어 교장선생님의 축사가 있었다.

모두 프리토킹으로 말도 잘했고, ○○초등학교 앞날의 발전을 위한 방향제시와

협조를 다짐 하였다. 아울러 동창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따뜻한 정담이 오가고, 음식 수발을 하는 여자 동창 분들의 노고에

小寒의 추위가 녹아들고 있었다.

젊은 여자 동창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조용한 시골에 약간은 시끌벅적한 모임이 섬광처럼 지나가는 하루였다.

 

 

 

 
소당 11.01.08. 10:09
소산님 의 글을 읽으니 덩달아 기쁜 마음입니다. 시끌벅적한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입니다 하하
 
 
미연 11.01.09. 14:12
고향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글.....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센스 11.01.13. 17:42
저도 올해는 초등학교,고등학교 총무를 맡았으니 무지 바쁜 한해를 보낼것 같네요~ㅎㅎ벌써부터 자식들 결혼 한다고 문자 보내고 참석하느라 바쁘네요~ㅎㅎ 생생한 그 날의 일들 잘 읽고 갑니다~^^
 
 
에스더/박숙희 11.01.10. 17:40
시골 초등학교 동창회로 모인 따뜻한 동심의 모습들이 정겹습니다. 점점 폐교가 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지요?
건강과 문운을 빕니다.
 
김중구 11.01.13. 22:46
저의 초등학교 모습이 떠오릅니다. 시골 동창회 임원님들 동분서주 하시지요. 많이 와주시는 것이 큰 선물이구요
그런데 그런 모습도 학생수가 적어 쓸쓸하게 되어갑니다. 많이들 출산하여 시골학교도 그전처럼 시끌 시끌거리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향천 김중구.
 
들우물/이시환 11.01.06. 11:09
문재학 작가님, 안녕하세요? 새해 복많이 맏으시고 좋은 작품 많이 창작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위 글 잘 읽었습니다. 효도의 진정한 의미를 나름대로 재미있게 밝혔다고 생각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러나 누구나가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글은 말 그대로 범부의 글이고 말이지요. 우리 문인들의 글은 아무나 말할 수 없고 쓸 수 없는 글일 때에 각별한 의미가 부여됩니다. 좀 더 '본질의 뜨거운 중심'으로 다가섰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아마도 머지 않아 훌륭한 글을 창작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시인이 수필까지 잘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작가님께서는 반드시 뜻을 이루리라 믿습니다.
 
 
맨날먹는밥 11.01.08. 10:33
초등 졸업하신지가 오십년이 넘으셨군요..
저도 작년에 도고온천 호텔에서 동창회장 이 취임식을 하였답니다...
많은 동문들이 참석하여서 즐거운 시간이었지요...
저는 총동문 카페지기를 하다보니 ....감사패도 받고 보니
기분이 으쓱하더군요...
언제 가도 가장 즐거운 곳이 초등 동창회 입니다...
그저 그 옛날 코흘리게 모습 그 대로의 모습으로
정겹게 다가오는 친구들이 있기에 가장 좋아하는 모임입니다....
 
순수7 11.01.08. 14:33
정감이 흐르는 동창회이군요. 시골초등학교가 그래서 좋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기

 
문경자(21회) 11.01.08. 17:59
선배님 잘 보고 갑니다. 세세하게 올려주신 글을 보며 참석을 안한 분들도 그날의 행사를 알것 같습니다.
우리동네 분들을 많이 만나 더 반가웠습니다. 모든 분들이 축하해 주는 자리가 좋았습니다. 선배님 행복하세요.
 
 
전인구(17회) 11.01.08. 23:42
소산 문재학선배님! 왕성하신 집필, 카페 활용, 말로서만 아닌 실천으로 앞장서시는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객지 사는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이 잠시 들렀다가 떠날 수밖에 없어 항상 미안한 마음입니다. 고향 든든히 지키는 선배님 계시니 무척 든든합니다. 나이는 그냥 숫자이니 계속 젊음 유지하세요~~~
 
 
석옥숙(23회) 11.01.09. 15:32
그자리에 소산선배님이 계신줄 알았더라면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 하고 인사라도 드리고 올 것을 아쉽게 되었습니다. 라고 답글을 쓰다 아무래도 이샹해~~~하고 블로그로 가보았더니 역시 면장님이시군요! 정말 몰랐습니다^^그리고 놀랐습니다~~~ㅎㅎㅎ
 
 
당신멋져 11.01.08. 15:59
년말 년초에 동창회를 많이 하는것 같습니다
행복한 동창회 다녀 오신 모습 잘 보고 갑니다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형광등등 11.01.14. 05:21 new
페교가 늘어나는 마당에 그런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인간사회가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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