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이야기 소산/문 재학
팁의 사전적 의미는 봉사를 받은 고객이 감사의 뜻으로 봉사자에게 주는 감사의 사례금이다. 그리고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일정한 대금이외에 더 주는 돈인 봉사료로 나와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숙박 시에는 방을 정리하는 분의 노고를 생각하여 1불의 팁을 두고 나온다. 그리고 여행 가방을 운반해주는 종업원에게도 감사의 사례로 팁을 준다.
수년전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보통의 여행가이드는 숙박시 1불씩 예의상 두고 나오라고 했지만, 이곳의 가이드는 굳이 우리나라 천원을 두고 나오란다.
그래야 그 돈이 한국 돈 인줄 알고 돈을 모았다가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할 것이고, 한국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 했다. 옳은 이야기다. 그날 이후는 외국여행 시 가급적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팁을 남겼다. 물론 동남아나 중국은 우리나라 돈을 주어도 그냥 통용되니까 예사로 여긴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미국서부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부산에서 부부 한쌍과 정년퇴임한 여자교장 등 모두 12명이 동행하게 되었다. LA공항에 내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한인촌에 있는 JJ GRAND HOTEL에 여장을 풀기로 했다.
호텔로비에서 이 호텔에 숙박 하려면 카드개설을 하라고 했다. 아니면 방당 50불씩 보증금을 내야 숙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냉장고 음식을 먹고는 그냥 가는 사람이 있어 예방을 위한 조치란다.
종업원 남녀 모두 한국인이다. 우리 일행 12사람이 3곳에서 합류 하였기에 초면에 누구하나 대표로 서명하기는 곤란했다. 필자가 주저하는 사이 8인 대표가 비치된 서식에 인적사항을 기재하다 신용카드 번호를 쓰라고 하니 다툼이 일어났다.
호텔 키 반납 시 방마다 체크인 하면 즉시 해결될 것을 카드개설을 하라는 것은 사람을 특히 한국 사람을 불신하는 아주 불쾌한 일이다.
그렇게 불안하면 한국인이 머무는 방에는 냉장고를 비워도 될 것인데도 카드개설을 강요하는 것은 역으로 여행객이 떠난 후 수백 수 천불 청구 할것으로 여행객은 의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추진하는 S여행사에서도 호텔의 요구에 응하라는 것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일은 없었다. 세계 5대 빈국의 하나인 캄보디아에도 이런 사례가 없었고, 어렵게 사는 몽골에서도 이런 일이 없이 투숙객의 편의를 친절로서 제공 했다.
한인촌에서 한인이 경영하는 호텔에서 특이한 요구로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방당 보증금 50불에서 20불로 합의를 보고 돈을 거두어 준 후에야 투숙할 수 있었다.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을 불신하는 불쾌감을 안고 호텔방에 들어가니 냉장고 보관용 이외는 커피나 녹차도 없었고 물을 끓여먹을 포트도 없었다.
냉장고 물 아니면 화장실 물을 그대로 먹어야 할 판이다. 아니면 호텔 밖을 나가 물을 사와야 했다. 타올 등 비치 물품도 빈약 했다. 타올 2개, 작은 용기의 삼푸 2개, 그리고 거품도 나지 않는 말라붙은 비누 한 조각이 전부이고, 양치용 컵 2개는 비닐로 만들었는지 처음 보는 것으로 손에 쥐기가 불안 할 정도로 얇았다. 한국의 저렴한 여인숙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다.
JJ GRAHD HOTEL내에 있는 식당도 불쾌하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한인이 경영하는 식당이다.
비빔밥을 주는데 부실하기 그지없었다. 식후 커피를 요구하니 돈을 달라고 했다. 호텔 방에 컵이 좋지 않아 식당 컵을 1개 가져가려고 하니 프라스틱 컵을 2개 주는데, 딱딱하여 이용하는데 편리 할 것 같아 고맙게 받았다.
승강기 앞에서니 그곳까지 식당 여주인이 따라와 1인당 팁 1불씩 주고 가란다. 세계 어디를 가도 식탁에 팁을 놓는 나라는 없었다. 종업원에게 주는 팁이라면 차라리 식사대를 올려 받아 종업원에게 주면 피곤한 여행객이 1불을 바꾸는 번거로움과 식사때마다 지갑을 꺼내는 불편은 없을 것이다.
필자가 수년전 미국 동부를 15일 정도 여려 도시를 방문 할 때도 식탁에 팁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전역이 이것이 관례화 되어 있단다.
팁으로 우리나라 돈 천원을 주니 이 돈은 못쓰니 미국 돈으로 달라고 했다. 한국 사람이 한국 돈을 못 쓴다고 거절하는 것은 아마도 환률 탓이리라 이 보세요. 한국 사람이 한국 돈을 못 쓴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 이래저래 아주 기분 나쁜 한인이 경영하는 호텔이다.
그래도 팁은 방을 정리하는 분의 것이니까 1불씩을 두고 나왔다. 맡긴 보증금은 받았지만, 냉장고 이용은 기분이 나빠 아무도 이용하지 않았다. 일반 호텔처럼 투숙 시키면 냉장고 이용도 할 것이고, 투숙객의 기분도 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여행 중에는 뷔페식 식당을 비롯 매끼마다 1불씩 두고 나왔다. 미국인이 경영하는 호텔에서는 생수 제공은 하지 않았지만 커피와 녹차를 비치하여 투숙객의 편의를 제공 하는데 유독 한인이 경영하는 호텔에서만 냉대를 받은 기분이다.
결국은 기분 좋은 서비스에 감사의 뜻으로 주는 팁이 아니라 불쾌감속에 강요하는 팁이 씁쓰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