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立春추위 속에 있었던 일

소산1 2012. 2. 11. 08:39

 

입춘추위 속에 있었던 일|자작수필 수상 소설
소산 | 조회 60 |추천 0 |2012.02.05. 07:26 http://cafe.daum.net/eyudang/KY7H/555 

立春추위 속에 있었던 일

소산/문 재학

 

회색구름이 낮게 내려앉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다.

중부지방과 서해안으로는 大雪 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눈이 오는가 보다.

 

立春이 冬將軍을 몰고 왔는지, 동장군이 입춘에 심통을 부리는지 방송에서는 56년만의 강추위라고 연일 추위를 보도하고 있다.  壬辰년 黑龍의 해 추위인가 ?

近來 날씨는 三寒四溫도 실종되었다고 한다. 

 

필자는 약 이 십리 정도 떨어진 부모님에게 자주 간다.

내외분이 모두 90 고령이라 시간이 나면 함께하기 위해 자주 가는 것이다.

 

필자가 집에 도착하면 어머니는 안심하고 마을회관에 놀러 나가신다.

연세 많으신 여자 노인들 10여명은 매일 회관에서 점심을 해 드시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아버지는 갈 곳이 없다.

회관에 여분의 방이 몇 개 있지만 비슷한 연세의 남자 노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집에 혼자 계신다.

 

많을 때는 100여 호 정도 되고 집집마다 가족이 많아 북적이는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도시로 떠나고, 50호도 안남은 것 같다.

그나마 젊은 사람은 거의 없고 노인들도 여자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아버지는 금년에 94세이지만, 귀가 어두운 것을 제외하고는 혼자 정상적인 생활을 하신다.

 

귀는 보청기를 끼고 큰소리로 이야기하면 대화가 되지만,

대개는 상대방의 눈치를 보고 동문서답을 하신다.

그래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기억력은 일제강점기 때 徵用간 사람들의 인후증명을 설 정도로 좋다.

지나간 일. 마을의 각 가정의 이야기들을 소상히 기억 하시고,

TV방송에 금방 지나간 장면을 기억 하시는 것을 보면 필자보다도 나을 정도로 기억력이 좋다.

 

날씨가 너무 추워 기름보일러 난방을 하면서도 염려가 되어 전기장판까지 가동 중이다.

 

따르릉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전화기는 연세 많은 분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전화번호가 큼직하고, 벨소리와 동시에 붉은 불이 點滅하도록 되어있다.

 

전화를 받으니 옆집 아저씨 목소리다.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려니까 대문(철제대문)이 잠겨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회관에서 점심 식사를 하시지만, 아버지 점심 준비를 위해 점심시간에 집에 반드시 들리신다.

 

아버지가 거처 하시는 방과 대문과는 불과 20m정도이지만. 이중창 방음에다 TV를 보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큰 소리로 불러도 방안에서는 필자 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전화 받는 즉시 뛰어 나갔다.

날씨가 추우니까 빨리 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참고로 마을 현황을 간단히 소개하면, 부락 앞 폭 15m 내외의 큰개울이 흐르고 개울 따라 큰 길이 일직선으로 나있다.

 

그 길을 따라 구획정리 한 것처럼 좌측으로 연속된 골목길이다.

그리고 마을회관은 큰길 옆 부락 정중앙에 위치한다.

 

필자의 부모님 사시는 집은 마을회관 다음 두 번째 집이다.

이 골목에는 옛날에는 9가구가 살았지만, 지금은 서울서 고향으로 이사 온 80대 노부부가 골목길 끝 산 아래에 산뜻한 슬래브집에 사는 것을 제외 하고는 폐가가 되거나 빈집뿐이다.

 

어머니는 이 골목에서는 연락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옆 골목길을 갔다.

두 집을 차례로 방문해도 사람이 없어 3번째 집의 사람에게 대문을 열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 골목길을 되돌아 나와 마을회관을 다시 지나야 필자의 부모님 계시는 골목길이다.

그렇게 오는 길이 200m가 넘는다.

 

관절이 좋지 않아 절뚝거리는 걸음이라 늦은 것이다.

혹독한 추위 속에 얼마나 화가 나셨을까

방에 들어서자마자 아버지에게 대문을 잠갔다고 고성으로 화를 내신다.

화가 나서도 고성이겠지만, 아버지가 귀가 어둡기에 큰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잠시 보청기를 빼어둔 상태라 영문도 모르고 또 東問西答이다.

보청기를 끼신 후 그제야 자기가 대문을 잠근 일이 없다고 했다.

 

필자도 이상하게 생각된다.

춥기도 하지만, 필자도 방을 나간일이 없기 때문이다.

 

항시 열어놓던 대문이 하필이면 강추위가 계속되는 날 잠겨 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쇠로 만든 대문 고리가 사람의 손이 아니고는 잠긴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평소에 늘 열어두던 대문이 56년만의 입춘추위 때에 잠겨있었던 것이다.

대문을 열기 위해 추위 속에 이집 저집 방문 하시느라 화가 나실 만도 했고,

또 그 대문을 잠근 사람은 연세 많으신 아버지를 무조건 指目하게 마련 이였다.

 

치매가 있느냐고 따지는 어머니와 자기가 잠근 일이 없다는 아버지.

두 분의 잠시 동안 다툼 이였다.

 

어머니가 추위 속에 고생은 하셨지만. 그래도 두 분이 살아계시니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필자의 마음 한편으로는 흐뭇했다.

 

아마도 아버지가 무의식중에 잠가놓고 기억을 못하는 것이 아닌지 일말의 염려도 되었다.

 
 

 
소당/김태은 12.02.06. 10:29
참으로 행복하고 다복하신 소산 시인님! 두분 모두 생존해 계시니....
소산님의 지극정성 효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모두 본 받아야
합니다 소산님! 의 가정에 더욱더 화평하심을 기원드립니다.

 

해운대남자 12.02.05. 10:21
고목은 한 여름날에 우리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는 버팀목이지요.
정신적인 지주이지요~
소산님은 참 행복하십니다.
노부모님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백초 12.02.07. 08:14
소산님의 글속엔 부모님 사랑이 듬뿍 .....양부모님의 무병장수 축하드립니다
 
온향 12.02.06. 08:18
연로하시지만 부모님께서 함께 하시니 참으로 다행한 모습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85세지만 건강하셔 행복합니다.
엄마가 좀 더 사셨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요.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제 몫을 다하니, 남자들이 좀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양친의 아기자기 다투시는 행복하신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花野김연화 12.02.10. 14:48 new
시인님의 글 감사히 잘읽어보았습니다
우리카페 좋은글 많이부탁드립니다
독감 조심하시고 늘 행운이 가득하신 너그러우신
마음의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려요 옥필하십시요

 

청담 12.02.07. 10:33
부모님의 만수무강을 빕니다.
아름다운 효심을 모든 분들에게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건강과 행운을 빌면서.....
 
센스 12.02.10. 19:11 new
추운데 얼마나 화가 나셨을까요? ㅎㅎ 그래도 건강하게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는 거로 행복해 보입니다~^^

 

이뿌니 12.02.05. 18:03
아직 고아가 아니시군요.
뿌니는 고아가 된지 어년 20년이 넘었답니다,
70세를 바라보아야 부모님에 진정한 마음을 헤아릴수 있는것 같습니다,
소산님은 지금이야 말로 진정으로 부모님에 효도를 할수 있는 연세인것 같습니다,
효자 이십니다,
입춘추위....

소산님 뿌니는 그동안 인도와 네팔에 다녀왔답니다,
그곳은 초가을.....아침은 춥고 낮은 더운 날씨.....
소산님 같이 기행문을 쓸줄 몰라 그냥 눈으로 보고 머리고 세기고 가슴으로 느끼고 왔어요.
한살이라도 젊었을깨 가 보아야 할곳이 바로 인도 인것 같습니다,
사진방에 몇장 올려 놓았어요.
그리고 내 방에 몇자 오려 놓았답니다,
시간 되면 한번 들려 보세요

 

명주꽃 12.02.05. 15:41
시인님의 지극하신효심이 이추위를 몰아내고 꽃맹아리가 발그레해집니다.소중한작품주셔서 감사합니다.

 

임창수 12.02.06. 07:49
무병 장수를 누리고 계십니다. 현실을 잘 묘사하셨고, 향후에는 우리네가 겪어야 할 일이기에 부모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드려야 할 의무를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청지기 12.02.05. 11:24
소산 선생님 글향에
부모님에 대한 지극하신 효심이 엿보이나이다
핵가족화로 살아가기 바쁘다는 이유 하나만을 앞 세워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일이기도 하구요
고운 글 가슴에 세겨 갑니다
강녕하소서
 
가을하늘 12.02.05. 17:45
노부모님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지요 추운겨울에는 더욱그렇지요 ~
놀래셧겠어요

 

행복한하루 12.02.05. 18:30
고은님 큰 복 이십니다 .
부모님 계시고 두분다 강녕하시니 부럽습니다 .
모쪼록 부모님 강녕하시고 백년 해로 하시길 기원합니다

유현 12.02.05. 08:22
정겹고 훈훈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호등 12.02.05. 08:24
필자이신 분도 연세로 알고 있읍니다 ..차분한 맘으로 감사히 읽엇읍니다 .두분의 건강과 함께 필지님의 안녕도 함께 기원 드립니다...감사 합니다

 

 
숙인자 12.02.08. 06:09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일가 이야기에 반가웠고 어머님의 화내실만한 심경도 당연하고 어버님 그 연세에 원인 제공 하심도 이해가 됩니다. 삶이 위태한 연세이니 좀 더 자주 찾아주시면 더욱 효심을 볼 수 있을것 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효심글 좋았습니다.

 

예뜰 12.02.08. 10:14
아름다운 글 입니다. 함께 계셔서 참 보기 좋습니다. 필자님의 효심에 감동입니다...^^

 

수상문학
12.02.05. 08:46
고운 글 잘 보고 갑니다 행운을 빕니다

 

  당신멋져 12.02.05. 22:28

부모님의 포근한 삶 보기 좋습니다.
저도 일요일이면 형님댁에서 간병인과 생활하신 어머님과 점심을 같이 합니다
오늘도 (호적상1910년) 어머님하고 점심을 같이 하였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형님을 보고 그 이후 형님이 보이질 앉자 매우 서운해 하셨습니다
고운 글 감사 합니다. 편안한 시간 되세요,

 

푸른숲 12.02.06. 11:04
연세 많으신 부모님들이 살아 계신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일입니다

 

청암류기환 12.02.05. 18:03
부모님께서 살아 계시는 것 만으로도 행복 하십니다.
날마다 건안 향필 하소서~~~

 

함박눈 12.02.05. 10:32
좋은 글 다녀 갑니다
늘 건강 하셔요^***
 
김명숙등장 12.02.05. 12:18
잘보고갑니다
 
정든님 12.02.05. 13:51
늘 건강 하시고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온누리 12.02.05. 16:21
강추위에 어머님 고생하셨네요
두분 무탈하시니 행복이십니다
좋은글 감사히 다녀갑니다
 
파도소리 12.02.05. 20:45
고운 글 댕겨 갑니다
건강 하셔요
 
겨슬 12.02.05. 21:28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지연 12.02.05. 22:10
나이가 드신분들은 항상 걱정이 된다..
언제 어떻게 갑자기 쓰러지실지..
 
천사 12.02.05. 22:23
좋은 말씀 주심에 감사합니다~  
 
지금도피는꽃 12.02.05. 14:24
마을회관이 효자라고들 하지요.
아버님도 가실만한 곳이 있었으면 좋으실텐데...
두분 건강하게 오래오래사세요.
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문경남자 12.02.05. 17:13
연세가 많으신 노인부부가 사시는 경우엔 저런일이 생길까봐 불안한 경우가 참많죠..... 에그그 글에서 많은걸 생각나게 하는군요....
 
파도야 12.02.05. 17:19
연세드신 부모님 게신곳은 자주 살펴드려야 맘이 편하지유

 

  崔 喇 叭 12.02.06. 08:04

다복하신 소산님입니다 9순이 넘으신 부모님를 모신다니 참 행복하십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가사 12.02.05. 15:38
요즘 시골의 어디를 가나 처지가 비슷합니다~
집집 마다 할머니 한분씩만 기거 하시니~
형광등을 갈거나 못을 하나 치려해도 부탁할 남자분들이 귀합니다~

여담으로 농담 한마디요~
노인정에 놀러가긴 할머님이~
집에 계신 할아버님 점심 챙겨드리러 와서는 ~
할아버지를 향해 눈을 흘기며 하시는 말씀이~
"이놈의 팔자 나만 영감있어!" 했다네요~ㅎㅎㅎ

웃으개 소리겠지요~
아무리 영감님 밥챙겨 주기가 귀찮다 해도~
부부가 함께 계시니 행복한 일이지요~~
오래도록 부부가 함께 걸어갈수 있다는것 ~
특별히 선택받은 선물이지요~~
두분 부모님 함께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문신희/신희 12.02.06. 04:52
부모님 오래 사시는것도 내 복이라 합니다

 

코디 12.02.05. 11:37
많이 걱정이 돼시겠읍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다니요~얼마나 매일을 노심초사 하십니까?허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계시니까 효도도 하실수 있지요 잘한다고 해도 돌아 가시면 못한것만 생각납니다~ㅠㅠ  
 
자작/아가페 12.02.05. 20:18
소중한 글 감사드립니다.사랑1

 

마추피추 12.02.05. 22:50
잘읽고갑니다..  
 
♥ 소공녀 ♥ 12.02.05. 23:51
현대에...... 어른들의 치매로 고생하는분이 많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그나마...여력이 되는분들은...요양원에 보내드리지만....
 올려주신글 감사합니다. -0-
 
스마일인디안 12.02.06. 01:44
올려주신글 잘읽고갑니다....

 

록 정(綠井). 12.02.05. 20:23
그렇겠군요. 시인님의 마음을 보고 갑니다. 즐거운 휴일 밤 되세요. 굽신~
 
화초 12.02.05. 20:45
잼나게 즐감 합니다. 므흣~
 
미소 12.02.05. 20:48
연세가 드시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즐감 합니다. 빵긋~